노동자 연대 텔레그램 알리미 출시, 온라인 기사를 빠짐없이 볼 수 있게 하려는 노력
9월 9일부터 텔레그램을 통해 새 온라인 기사 알림을 시작했습니다.
텔레그램 알리미는 안드로이드앱과 동일한 기능을 하지만, 텔레그램만 설치할 수 있다면 어디서든 새 온라인 기사를 받아 볼 수 있다는 점이 다릅니다. 텔레그램은 윈도우폰, 심지어 파이어폭스폰도 공식 지원합니다. 공식 지원은 아니지만 블랙베리용 비공식 앱도 있는 것 같습니다. 데스크톱용 텔레그램을 사용하고 있다면 그리로도 알림이 오겠네요. 여튼간에, 텔레그램을 사용할 수 있는 곳에서는 어디에서나 알림을 받아 볼 수 있다는 점이 텔레그램 알리미의 장점입니다.
심지어 안드로이드 폰을 사용하지만 알림 앱을 깔기 귀찮았던 분도 텔레그램 알림은 받기 시작하셨다고 하니, 확실히 효용이 있는 것 ?같습니다.
온라인 기사
노동자 연대는 오래 전부터 온라인 기사를 내 왔습니다. 격주간지지만, 지면 신문이 나오는 사이에 올려야 할 중요한 기사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지면에 싣기에는 길거나 딱 들어맞지 않지만 독자들이 읽었으면 하는 기사들, 혹은 지난 기사들 중에 지금 시기 꼭 읽었으면 하는 기사도 있죠. 또, 다른 매체의 글도 있습니다. 방금 제가 언급한 것들이 온라인에 올려야 할 모든 기사를 포괄하는 분류는 아닐 것입니다. 대충 이런 것들이 있다는 말입니다.
제 기억에 가장 인상적인 온라인 기사는?“마녀사냥의 전형 ─ 1692년 세일럼 마녀 재판”입니다. 2007년 일심회 마녀사냥 때 온라인에 실린 이 기사는 마녀사냥이란 무엇인가 하는 것을 잘 보여 줬습니다.
재미로 최초의 온라인 기사가 뭐였는지 찾아 봤습니다. 장호종 기자가 쓴 “최열 대표 -?환경운동 ‘대부’에서 보수 정치권의 대부로”라는 기사(2006년 6월 17일 입력)였네요. 6월 17일에 나온 <맞불> 1호에는 이 외에도 같은 날 입력한 온라인 기사가 4개 더 있습니다. 아마 당시 입력자가 저 기사를 가장 먼저 입력한 모양이예요.맞불>
재미로 하나 더 찾아 봤습니다. <맞불> 1호 이래 지금까지 기사 개수에서 온라인 기사의 비중은 얼마일까요? 이 글을 쓰는 지금 시각을 기준으로 총 1만 1천 8백 9개의 기사 중 3천 5백 55개가 온라인 기사였습니다. 30퍼센트네요.맞불>
좋아요. 그렇다면 노동자 연대로 제호를 변경한 작년 3월 이후의 온라인 기사는 몇 개일까요? 최근엔 온라인 기사 비중이 는 것 같아서 또 재미로 찾아 봤습니다. 온라인 기사는 6백 28개로 총 1천 5백 36개의 기사 중 41퍼센트를 차지합니다. 최근에는 온라인 기사를 더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온라인 기사 덕에 인쇄 기능이 발달하다
저는 노동자 연대의 열혈(!) 독자였습니다(물론 지금도 그렇습니다). 거의 매일 웹사이트에 들어가서 새 온라인 기사가 올라왔는지 확인했죠. 그리고 온라인 기사가 있으면 긁어서, 붙여넣고, 스타일을 다듬은 뒤, 출력했습니다. 이게 불편했습니다.
웹사이트를 관리하게 되고, 어느 정도 기술이 생긴 뒤 신경써서 한 일이 바로 인쇄 기능을 다듬는 것입니다. 저는 아직도 노동자 연대 만한 인쇄 기능을 가진 국내 언론 사이트는 없는 것 같습니다. 노동자 연대에는 글꼴, 줄간격, 자간, 글자크기 조정까지 되고 이미지도 넣고 안 넣고를 선택할 수 있는 훌륭한 인쇄 기능이 있죠.
여튼, 그렇게 늘 인쇄를 해서 온라인 기사를 보다가 스마트폰이 대중화된 이래로는 스마트폰으로 읽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꼼꼼히 볼 때는 여전히 종이에 출력해서 봅니다.
빠짐없이, 제 때 온라인 기사를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노력
어째 제 이야기를 하는 것처럼 돼 버렸는데요. 노동자 연대의 열혈 독자라면 대체로 저와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인터넷 관련 기술이 발달하면서 노동자 연대 사이트에는 다양한 기능들이 붙었습니다. 우선 2009년 즈음에는 당시 유행하던 RSS 기능을 노동자 연대 사이트에도 적용했습니다. 온라인 기사 RSS도 만들어서 안내했습니다.
그러나 RSS는 대중적으로 사용하기는 힘든 기술입니다. 일단 개념 자체가 이해하기가 좀 힘들죠. 저도 처음에 RSS를 추가하라는 말에 RSS 주소로 들어갔다가 알 수 업는 코드만 나열돼 있는 것을 보고 멘붕에 빠진 기억이 있습니다. 자, RSS가 뭔지 설명하지는 않겠습니다. 넘어가도록 하죠.
메일링리스트를 활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실제로 노동자 연대 메일링리스트를 신청한 분들과 정기구독자 분들에게는 매주 메일링리스트를 보내 드립니다. 지면신문이 나온 주에는 지면에 실린 기사 위주로, 그리고 그 다음 주에는 온라인 기사 위주로 보내 드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방법은 신속하게 온라인 기사를 보내 드리지는 못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게다가, 메일링리스트는 신문 발행 7일 후에 보내는데, 그러면 8일째 이후 나온 온라인 기사는 받아 볼 수 없게 됩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저 혼자 매일 매일 새 온라인 기사를 받아 봤습니다. 피드버너라는 해외 사이트를 이용해서 매일 밤에 새 온라인 기사를 받아 보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이건 영문으로만 서비스되는 사이트였기 때문에 전체 독자를 대상으로 하기는 적절치 않았습니다.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게 됐습니다. 앱을 만드는 것입니다. 2013년 12월. 네, 철도 파업 와중이었습니다. 저는 당시 지하철 역 안에 있었고, 다른 개발팀원 두 명은 사무실에 있었습니다. 신속한 의사결정을 위해서 카카오톡으로 세 명이 동시에 통화를 했습니다. 철도 파업을 더 잘 지지하기 위해서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 하는 토론이었습니다. 토론 주제가 된 아이디어는 ‘새 온라인 기사 알림을 만든다’ 하는 것이었습니다.
(속칭) ‘꼬라 박으면’ 얼마나 걸리겠냐 하는 물음에 우리 팀 최고 개발자는 이틀이라고 답했습니다. 철도 파업으로 고양돼 있던 우리 개발팀은 “그래 미친 짓 한 번 해 보자!” 하고 결정을 했고, 주말을 하얗게 불태웠습니다. 그렇게 나온 것이 안드로이드 앱 ‘노동자 연대 알리미’입니다(사실 2012년부터 계획은 돼 있었습니다만 하지 못하고 있었죠). 당시 웹마스터 블로그에 썼던 글을 인용해 보겠습니다.
“철도 파업 정당하다” 하고 주장하는 저희 <레프트21>은, 정부와 사측의 이데올로기 공세에 맞서서 파업 전부터 그리고 파업 중인 지금은 더더욱 말할 것도 없이 철도 노동자들의 투지와 사기를 고양하고, 더 효과적인 전술을 제안하기 위해 전국을 발로 뛰고 있습니다. 그에 따라 온라인 기사도 신속하게 업데이트하고 있습니다. 이런 덕인지 한 철도 노조 대의원은 “철도노조 투쟁에 관해 가장 빨리, 자세히 다룬다”, “<레프트21> 웹사이트를 통해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라는 고마운 말씀을 해 주시기도 했습니다.
파업 중에 온라인 기사가 많이 나오고 있고, 전술의 핵심은 타이밍입니다. 구체적인 당면 문제를 다루는 <레프트21> 기사는 가급적 빨리 노조원들에게 배달되는 게 당연히 좋습니다. 그래서 웹 개발팀이 할 수 있는 게 많지는 않지만,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해 보고자 만든 것이 알리미 앱입니다. 즉, <레프트21> 알리미 앱 개발은 전국의 철도 노동자들에게 온라인으로나마 <레프트21>을 ‘배달’하기 위해 서두르게 된 것입니다.
그러나 안드로이드폰에서만 작동한다는 점이 단점이었습니다. 어떤 기기로 들어와도 (거의) 같은 콘텐츠를 보여 주는 웹과 달리, 스마트폰은 경쟁하는 운영체제가 여럿이었고, 이는 개발자들을 힘들게 하는 요인이었습니다. 그리고 그건 노동자 연대 개발팀에게도 마찬가지였던 것이죠.
실시간 이메일 알림
아이폰 앱은 등록비(매년 100달러)가 안드로이드보다 비싸고 아이폰 사용자가 안드로이드 사용자보다 적었기 때문에 만들 생각이 없었습니다. 아이폰 앱을 만드는 것보다는 실시간 이메일 알림을 만들려고 했습니다. 앱은 스마트폰 운영체제별로 앱을 일일이 새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좋지 않다는 생각이 기본적 아이디어였고, 스마트폰 사용으로 사람들이 이메일을 훨씬 더 쉽게 확인할 수 있게 됐다는 것도 있었습니다.
문자 알림은 문자 한 통이 10원이기 때문에 비용 문제로 아예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사실, 노동자 연대 웹사이트를 완전히 리뉴얼할 내년 초쯤에 자유롭게 제어할 수 있는 이메일 서버를 구축하고, 온라인 기사 실시간 이메일 알림을 하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텔레그램
2014년 9월이니 이제 1년 전이네요. 노동당 정진우 부대표가 들어가 있던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이 털린 것을 계기로 사람들이 텔레그램으로 망명했습니다. 그 덕에 한국의 텔레그램 사용자 수가 급격히 늘었죠.
개발팀은 이미 그 전에 텔레그램을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2014년 2월에 블로터의 기사를 통해 접하고, 러시아판 페이스북 창시자가 정부의 검열을 반대하다가 잘리고 독일에 가서 만든 메신저라는 것도 어디선가 봤더랬죠. 당시 시험삼아 깔아 봤다가 2014년 3월부터는 개발팀 대화는 전부 텔레그램으로 했습니다. 그 때까지는 별 생각이 없었습니다. 텔레그램 사용자도 달랑 개발팀이 전부였습니다. 그냥 보안용으로 생각하고 사용했습니다. 광고도 없고, 쓸데 없는 기능도 없어서 쾌적하기도 했고요. 소스가 오픈돼 있는 덕에 리눅스 컴퓨터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하게 작용했습니다(바이버는 리눅스에서 한글 입력이 안 됐어요).
텔레그램은 심지어 cli로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cli가 뭐냐면요… 아래와 같은 것입니다. DOS 시절 생각하면 대충 알 수는 있을 텐데… 윈도우 이후 세대는… 음… 그냥 넘어 가죠.
그런데 2014년 9월에 큰 변화가 생긴 것이죠. 사용자가 엄청나게 늘어서 제가 주로 대화하는 거의 모든 사람이 텔레그램을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올해 초였습니다. 개발팀한테 가끔(?) 도움을 주는?박연오 씨가 혼자 텔레그램 봇을 만들어서 새 기사 알림을 받고 있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 때 ‘바로 이거다’ 싶었습니다. 멀티 플랫폼에 무료고, 많은 사람들이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알림 방식은 바로 텔레그램이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바로 연오 씨에게 부탁을 했습니다. 당시만 해도 텔레그램에 봇 기능이 없었기 때문에, 텔레그램용 번호를 하나 마련해서 봇을 운영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봇 기능을 개발하자고 한 얼마 뒤 텔레그램에서 봇 기능을 내놓습니다.?저는 바로 이 기능을 이용해서 노동자 연대 알리미 봇을 만들어 달라고 연오 씨에게 부탁을 했고, 연오 씨는 알겠다고 한 채로 세월아 네월아 하고 있었… 던 것은 아니고 좀 바빴습니다.
그리고 최근, 8월 말 휴가를 맞이해 휴가를 온통 봇 만들기에 쏟아 부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텔레그램 알리미 봇이 나올 수 있었습니다.
향후 계획?
텔레그램 알리미 봇의 뒤에 숨은 비화(?)를 말씀드렸습니다.
그럼 우리는 언제나 텔레그램과 함께 갈 것이냐? 모르겠습니다. 텔레그램은 민주적으로 운영되는 조직이 아니기 때문에 창립자의 생각이 바뀌면 사태가 달라질 지도 모르겠습니다. 스마트폰 메신저가 MSN, 네이트온 같은 메신저와 운명이 크게 다를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여튼간에, 변화가 있으면 그에 맞게 대응을 해야겠죠. 하지만 그 때까지는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나중에 텔레그램에 문제가 생기면 실시간 이메일 알림 계획을 실제로 추진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팁: 알림이 안 오는 경우
텔레그램이 최신 버전이 아닌 경우에는 알리미 봇에 들어갔을 때 ‘시작’ 버튼이 나오지 않습니다. 그럴 때는 봇에게 /start
라고 메시지를 보내 보세요. 그러면 알림을 시작할 겁니다.
음… 그리고 이건 좀 쓸데 없는 팁이긴 하지만, 정지시키고 싶으면 /stop
이라고 입력해 보세요. 그러면 정지될 겁니다 ㅋ
알림이 왠일인지 오지 않고 있다… 싶으면 /stop
이라고 입력한 뒤 /start
라고 다시 입력해 보세요. 재부팅은 만병통치약이죠.
앞으로도 노동자 연대 개발팀은 진취적으로 여러 가지 일들을 해 나갈 계획입니다. 검색엔진도 곧 교체할 것이고요.
이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