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프트21 EPUB 다운로드 서비스를 중단합니다
지난 번 글에서 레프트21 웹개발팀은 “새로운 매체가 가능성을 보인다면 재빠르게 뛰어들어야” 하기 때문에, 레프트21 EPUB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레프트21 EPUB 다운로드 서비스 시작)
그러나 레프트21 편집팀과의 토론 결과, EPUB 다운로드 서비스를 중단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기준 - 신문에서 편집 의도 반영과 매체의 특성
현재 레프트21이 사용하는 매체는 세 가지입니다.
- 신문 지면
- 데스크톱 컴퓨터 모니터와 태블릿
- 스마트폰
원래는 신문 지면과 데스크톱 컴퓨터 모니터가 매체였습니다. 그러다가 최근 2년 사이 태블릿과 스마트폰이라는 매체가 추가됐습니다. 태블릿은 데스크톱 컴퓨터 모니터와 차이가 있긴 하지만, 레프트21 웹사이트의 경우 두드러지는 차이는 없습니다.
이와 달리 스마트폰은 화면 사이즈가 굉장히 작고, 따라서 매체가 질적으로 달라집니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편집 의도 구현에 제약이 크다는 점입니다.
레프트21 웹개발팀은 물론이고, 다른 언론사도 화면 종이 매체의 편집 의도를 스마트폰에 재현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을 것입니다.
제가 본 것 중에 편집의도를 스마트폰에서 구현하는 가장 훌륭한 사례는 조선일보 앱의 지면 보기 서비스입니다. 자원이 많아야 구현 가능한 서비스죠. 노력이 상당히 들어갈 겁니다. (물론, 조선일보도 이 서비스를 전면 배치해 놓지 않았습니다. 앱의 특정 메뉴를 눌러야 볼 수 있게 해 두었죠. 따라서 조선일보 역시 주력은 기사를 스마트폰 화면에 맞춰 일렬로 배열하는 서비스인 것 같습니다.)
모바일 사이트와 편집 의도 구현
모바일의 작은 화면은 편집 의도 구현에 장애물이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레프트21 웹개발팀은 모바일 사이트를 만들었습니다. (레프트21 모바일 사이트 개발 소개글) 이 점이 공동 웹개발팀장을 맡고 있는 제가 편집 의도 전달을 과소평가하는 길을 열어 줬습니다. 모바일의 화면 사이즈에서는 편집 의도를 희생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게 된 것입니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EPUB에서도 편집 의도 구현을 경시하게 된 것입니다.
EPUB 서비스와 모바일 사이트는 대중성이 다릅니다
그러나 ‘불가피한 것’과 ‘당연한 것’은 다릅니다. 모바일 기기가 확산 일로에 있는 상황에서 (즉, 모바일이 대세인 상황에서) 필요성이 아주 컸기 때문에 만든 모바일 웹과, 아직 대중화된 포맷이 아닌 EPUB을 똑같이 취급하는 것은 문제가 있는 접근법이었습니다.
지난 1달 간 래프트21 모바일 웹사이트 방문수는 44.4%입니다. 앞으로 이 수치는 더 늘어날 것입니다. 스마트폰을 통합 접근은 이미 대중화된 것입니다.
반면 EPUB은 성장할 잠재력이 있는 포맷이지 현재 대중적인 포맷이 아닙니다. 모바일 웹사이트처럼 반드시 제공해야하는 정도의 범주에 속하는 포맷도 아닙니다.
따라서 EPUB으로 레프트21 신문 전체를 제공하는 것은
- 필수적이지 않으며
- 편집 의도를 전달하지 못하는
좋지 않은 선택이라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더 나은 편집 의도 구현 방법을 찾을 때까지 EPUB 서비스를 중단하기로 결정했습니다.
EPUB 포맷이 특별히 엄청난 편의성을 제공했던 것은 아니기 때문에 별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독자 여러분께는 다음을 권해 드립니다.
- 우선, 편집 의도가 가장 훌륭하게 전달되며, 눈이 부시지 않아 집중해서 독서를 할 수 있는 종이 신문으로 레프트21을 읽을 것을 권해 드립니다. (해상도도 최고고, 화면 사이즈도 가장 큽니다.)
- 불가피하게 레프트21 종이 신문을 받아 볼 수 없을 경우에는 그냥 웹으로 보기 보다는 PDF를 다운로드해서 보시기를 권합니다. (최신호 PDF 다운로드) 스마트폰에서도 PDF는 그럭저럭 볼 만합니다.
- 마지막으로, 불가피할 때만 모바일 웹이나 데스크톱 웹으로 레프트21 기사들을 보시는 게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이 때도 데스크톱 웹을 더 권합니다.
물론, 매체에 따른 집중성이 개인마다 다르고, 취향과 처해 있는 상황도 다를 것입니다. 위 사항은 저희가 권해 드리는 것일 뿐, 가장 좋은 것은 개인별 편차가 있을 것입니다.
모바일 웹사이트의 편집 의도 구현 방법도 더 찾아 봐야 합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토론을 하면서 더 깨닫게 된 것도 있습니다. 웹개발팀 전체는 모르겠지만, 저 개인은 ‘모바일 웹사이트에서 편집 의도를 구현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이 태도는 편집 의도 전달을 경시하는 게으른 관점이었습니다.
EPUB에 비해 모바일 사이트는 너무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기 때문에 포기할 수는 없는 서비스입니다. 그렇기에 더더욱 편집 의도를 더 잘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했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하지 못했습니다. 저 자신의 태도를 반성적으로 평가합니다.
이런 결론에 도달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신 레프트21 편집팀, 특히 디자인팀장에게 감사드립니다. 더욱 발전하는 웹개발팀, 그리고 공동 웹개발팀장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