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프트21 첫 화면 중간에는 마르크스21 광고가 있습니다. 마르크스21은 마르크스주의 입장에서 사회 문제들을 분석하는 계간지입니다. 레프트21이 광고를 해 줄 만하죠. ^^ 추천하는 글도 많이 있습니다. 레프트21 기자들이 기고를 많이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걸 광고하는 방식에 문제가 있었다고 봅니다. 일단 아래 이미지를 보실까요?

기사 중간에 “나는 광고요!” 하는 식으로 저렇게 마르크스21 광고가 있었습니다.

웹사이트 사용성 문제의 대가 제이콥 닐슨은 각종 광고 배너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사용자들이 갖고 있는 가장 훌륭한 능력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한 “배너 무시” 능력이다. 시선 추적 연구에 따르면 백만 분의 1초 동안 배너를 쳐다보지만 그 이상은 절대로 쳐다보지 않거나 읽지 않는다는 기록을 보였다. 게다가 사용자들은 그들의 눈을 훈련시켜 상당히 불쾌하게 깜박이는 배너를 감각적으로 잽싸게 피하기까지 한다. … 페이지의 여백에 있는 다채로운 색상의 상자들 역시 무시한다. … 특히 애니메이션을 포함하고 있는 것은 사용자들로부터 무시될 수 있는 위험을 안고 있는 것이다. … 테스트를 끝낸 후 사용자들에게 물어볼 때마다 그들은 항상 “아 보긴 했지만 광고처럼 보여 무시했어요.”라고 말한다.(《웹 사용성 중심의 웹 사이트 제작론》,76p) 

그렇습니다. 예전 마르크스21 광고는 바로 너무나 광고처럼 보인다는 점이 문제였습니다.

아마도 레프트21 독자분들 중 많은 분들이 마르크스21 광고를 보지 못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레프트21 독자분들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한 ‘배너 무시’ 능력”이 있을 테니까 말입니다.

역설

마르크스21 글을 많이 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띄워 둔 배너가 역설적으로 아무도 마르크스21 광고를 보지 못하게 만드는 효과를 냈던 것입니다.

그래서, 아래처럼 고쳤습니다.

차이점이 확 보이나요? 일단 그냥 기사들 중 하나처럼 보입니다. 그게 가장 큰 변화입니다. 레프트21 독자분들이 마르크스21 기사를 보게 될 확률이 더 높아졌다고 생각합니다.

또하나 다른 점은, 바로 기사를 찬찬히 훑어볼 수 있게 됐다는 점입니다. 예전 광고는 마르크스21에 실린 글들이 무의미하게 깜빡거리면서 전환됐습니다. 광고 배너를 클릭하면 그냥 마르크스21 웹사이트로 이동시켰죠.

이제는 다릅니다. 좌우 화살표로 어떤 기사가 있는지 살펴 보고 원하는 기사를 클릭할 수 있게 됐습니다. 그리고, 기사를 클릭하면 바로 해당 기사로 이동합니다. 큰 변화라고 할 수 있고, 사용자들에게 제어권을 넘겨준 것이라고 할 수 있겠죠.

최악의 웹사이트 디자인

이 또한 사용성의 대가 제이콥 닐슨에게 배운 바를 실천한 것입니다. 제이콥 닐슨은 최악의 웹사이트 디자인 10가지 중 하나인 “광고처럼 보이는 디자인 요소”의 하위 항목으로 “움직이는 그림과 자동 스크롤되는 문자열”을 넣었습니다.

이 관점에서 본다면 마르크스21 예전 광고는 최악의 웹사이트 디자인에 딱 들어맞았던 것이죠. 말하면 자동 스크롤되는 문자열이었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달라졌습니다. 마르크스21의 기사 전체를 보고 싶은 사용자는 자신이 직접 화살표를 눌러서 기사들을 탐색해 볼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그냥 지나가면 됩니다. 사용자의 의도와 무관하게 움직이는 불쾌한 짓따위 하지 않는 것입니다.

한가지 더 말하자면, 좌우 화살표는 클릭할 수 있다는 느낌을 확실히 주는 입체감 있는 버튼으로 처리했습니다. ^^

저희 웹마스터들은 레프트21 독자분들이 더 양질의 콘텐트를 만날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마르크스21 광고를 개선한 것은 바로 그런 바람이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이야기는 이것으로 끝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