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를 위한 웹
어제 댓글을 확인하다가 홈페이지 오류 신고 페이지에서 재밌는 댓글을 봤습니다.
… 오페라에서 상단 네비게이션이 두 줄로 나오네요. 뭐, 전 두 줄로 나오든 세 줄로 나오든 텍스트를 읽고 이용하는 데 막힘이 없다면 상관이 없는데…. 본문기사 보기 페이지에서는 상단 제목이 끊어져 버립니다…..
뭐, 간단한 수정이고 크게 불편한거 없으니 천천히 수정하셔요……ㅋ
라는 댓글이었습니다. 위 댓글에 나오는 ‘오페라’는 웹표준을 100% 준수하기로 유명한 웹브라우저입니다.
레프트21 웹사이트가 모든 메이저 웹브라우저에서 잘 보인다는 점이 긍지인 저로서는 그냥 넘어갈 수 없는 댓글이었습니다. 어떤 버그인지는 댓글로만은 알기 힘들기 때문에 아래 스크린샷을 첨부해 드립니다. 보세요.
생각해 보세요. 오페라 사용자가 레프트21 사이트에 들어왔다가 레이아웃이 깨지는 걸 보고서 “아 오페라 별로네” 하고 생각한다면 저는 웹브라우저의 다양성을 죽이는 게 되는 거죠. 게다가 그 웹브라우저는 표준을 100% 준수한 웹브라우저! 그렇게 되면 레프트21 웹마스터인 저는 표준의 확산을 늦추는 역할을 해 버리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열라 고쳤습니다. 오늘 아침부터 작업했는데 의외의 암초를 만나서 좀 걸렸습니다.
의외의 암초는 역시 MS가 만든 인터넷 익스플로러였어요. 오페라에서 깨지는 것은 제 실수였기 때문에 쉽게 잡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표준을 준수하지 않은 인터넷 익스플로러에서는, 제가 오페라의 버그를 바로잡자마자 익스플로러 자기 혼자만의 버그가 생겨버리고 말았어요.
파이어폭스에서도, 크롬에서도, 오페라에서도 잘 보이는데 무려 익스플로러에서만 안 보이는 이 버그! 이 놈 잡느라 오전부터 해서 점심시간 이후 2시간까지 날려버렸답니다.
모든 사람을 위한 웹과 웹표준
제가 몇 달 전에 책을 하나 읽었는데 잘 기억은 안 납니다. 대충 어떤 거였냐면요, 웹의 창시자 중 일부는 엄청난 연봉을 약속하는 직장에 가지 않고, 그냥 평범한 월급을 받으면서, 웹이 누구에게나 개방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특허따위 신청하지 않고 말이죠.
이 사람들은 웹의 일부에 특허를 가진 기업을 설득해서 누구나 무료로 웹을 사용할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웹은 모든 사람들에게 무료로 제공되고 인류에 기여해야 한다는 것이, 웹이 처음 나올 때 거기에 기여했던 사람들 중 일부의 생각이었고, 그 사람들은 지금도 웹이 모두의 접근성을 잘 보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합니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좀더 자세하게 써 보면 좋겠네요.)
웹표준은 간단합니다. 사람들이 어떤 브라우저를 사용해서 웹에 접근해도 사용에 불편함이 없도록 하기 위해 정한 것이죠. 즉, 웹표준은 웹 접근성을 위한 것입니다.
접근성은 간단합니다. 익스플로러로 레프트21을 방문하든, 오페라 브라우저로 방문하든, 크롬으로 방문하든, 아이폰으로 방문하든, 심지어 텍스트 브라우저나 시각장애인용 브라우저로 접근하든간에 사용하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하는 것이 접근성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당연히 지금 막 쓰는 거기 때문에 엄밀한 정의는 아닙니다.)
레프트21 웹팀은 이런 웹표준의 사상, 웹접근성의 사상에 좀더 맞는 웹사이트를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가만히 보시면 레프트21 사이트는 플래시를 하나도 사용하지 않았고,(물론 필요할 땐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는 필요한 경우가 없었습니다. 동영상 첨부할 때 빼고는요.) 최근에 들어간 대부분의 이미지에는 이미지가 무엇인지를 유추할 수 있는 대체 텍스트를 달아 놨습니다.(물론 아직 미흡합니다. 처음 사이트를 만들 때는 몰랐거든요;;)
무엇보다도 이미지 자체를 최대한 지양하면서 디자인을 하고 있습니다. 이미지 사용을 지양하는 것은 시각장애인들에게 접근성을 보장하는 것을 더 편리하게 만들어 줍니다.
웹사이트가 잘못인가 웹브라우저가 잘못인가
제가 웹표준에 대해서 배울 때 많은 도움을 얻은 곳이 클리어보스라는 곳입니다. 거기서 들은 인상깊은 내용을 제 나름대로 해석한 말로 마무리를 할까 합니다.
어떤 사이트들이 익스플로러6를 지원하지 않는다고 하고 심지어 댓글을 막아버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익스플로러6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사람들이 특별히 잘못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잘 모르니까요. 따라서 웹마스터들은 익스플로러6까지 지원을 해야 합니다.
다만 더 나은 웹브라우저를 사용하라고 권고할 수는 있겠죠. 익스플로러6의 점유율이 2% 미만으로 떨어질 때까지 레프트21 사이트도 익스플로러6를 지원할 생각입니다.(최근 한 달간 레프트21 방문자의 20.8%가 익스플로러6를 사용했습니다.)
익스플로러가 이렇게 압도적인 점유율을 기록하게 된 데는 MS의 독점과 한국 정부의 무지가 일조한 면도 있습니다. 사용자들의 잘못은 아닙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사용자를 탓해선 안 됩니다. 더 나은 웹브라우저 사용을 권고하되 지원을 계속해야 하는 것이죠.
결론적으로 말해, 만약 웹사이트가 깨져 보인다면 그것은 사용자의 탓이라고 해선 안 됩니다. 웹사이트의 잘못이라고 해야 하는 것입니다. 레프트21 웹사이트는 그런 마인드로 제작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익스플로러8이나 오페라, 구글 크롬, 파이어폭스를 사용하기를 권해드립니다. 그러면 여러분은 더 나은 환경에서 웹을 즐길 수 있으며, 저의 노가다도 그만큼 줄어들 테니까요. ^^ 아래 사이트를 이용하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