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기후정의 운동의 쟁점과 전망‘이라는 제목으로 토론회가 있었죠. ^^

그리고 제가 담당해서 트위터 생중계를 했습니다.

음… 어떻게 된 일이냐…

저는 지지난 주 금요일에 <레프트21> 편집인이신 인식 씨와 사무실 베란다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었어요. 같이 마시고 있었던 건 아니고 우연히 같이 있게된 것이었죠.

옆에서는 인식씨와 또 다른 분이 기후변화 토론회 준비 이야기를 하고 있었죠.

흐음… 그러다가 저는 또 솟구치는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이야기에 끼어들어 농담 반 진담 반으로 한 마디 던진 것이었죠.

“뭐, 트위터로 생중계나 할까요?”

그랬더니, 웹에 관심이 매우 많으신 우리 편집인님, “어, 그거 좋은데? 월요일까지 기획안 주세요.”

헐~ ㅇ_ㅇ;;

이렇게 해서 <레프트21>의 토론회, ‘기후정의 운동의 쟁점과 전망’을 트위터로 생중계하게 된 것이었습니다.

어떻게 생중계를 할 수 있는지 알아보는 건 다소 어려웠어요. ㅋㅋ

개인 트위터 계정으로 생중계 방법을 물어봤는데 아무도 대답해 주지 않았다는 … OTL;;

그래서 구글로 검색을 열심히 해 봤지만 쉽게 찾아지지 않았어요.

하지만 검색의 힘은 역시 대단한 것, 몇 군데 사이트를 알아낼 수 있었죠.

하나는 실제 트위터 생중계를 진행한 twitonair 사이트였고, 두 군데가 더 있었어요. 그런데 사이트 주소는 기억이 안 나요 ㅋㅋ 편의상 사이트2 사이트3고 하죠.

  • 사이트2 : 아이폰으로만 생중계를 지원하는 사이트였죠. 아이폰이 없으므로 패스~
  • 사이트3 : twitonair보다 화질이 더 좋았습니다. 그런데 영어 1 OTL;;

자, 그래서 twitonair에서 트위터 생중계를 하기로 결정했죠.

화질 문제

그 다음 문제는 카메라 자체의 화질이었어요.

저는 트위터 생중계를 위해서 큰맘먹고 웹캠을 하나 구입했어요. 2 후진 제 노트북에는 웹캠이 기본장착돼 있지 않거든요. 구입한 웹캠은, 무려 MS의 VX-1000! 네이버 지식쇼핑에서 찾아 보니 11000원에 팔길래 부담없이 구입했죠. ㅋㅋ 제가 리눅스를 사용하기 때문에 리눅스와의 호환성도 고려한 것이랍니다. ^^

그런데 이 카메라의 화질은, 30만 화소. 흠… 보통 요즘 웹캠들은 130만 화소더라고요. 그래서 제 웹캠으로 촬영을 하니까 화질이 구리구리했어요. 하지만! 이 웹캠으로 확실히 테스트한 게 있죠. twitonair 사용법을 확실히 익힐 수 있었어요. 생각보다 쉬웠어요. 말 그대로, 카메라를 연결하고, twitonair에서 방송하기를 클릭하고, 설정을 하니까 바로 방송이 되더라고요. ^^ 트위터로 생중계 해 보고 싶은 분들은 참고하세요.

그 다음 문제는 그래서 화질이 됐습니다.

몇몇 분들은 화질이 너무 안 좋다, 이게 볼 만한 가치가 있겠냐, 사람들이 보겠냐 하는 의문을 제기하셨어요. 타당한 제기였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시험적으로 해 볼만하다 생각으로 인식 씨와 제가 의기투합(!)해서 생중계는 한 번 꼭 해 보기로 했죠. ‘시험적’이라는 말에, 의문을 제기하던 분들도 선선히 ‘해 보라’는 입장을 말해 주셨죠 ㅋㅋ

사실 생중계를 하면 몇 명이나 볼까 하는 생각이 있었어요. 하지만, 한 번도 해 보지 못한 일에 대해서, 이렇게 직접 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얼마나 있겠어요. ‘보는 사람이 많지 않아도 경험을 축적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제작팀장(!)님의 말에 저는 용기를 얻었죠. ^^

웹캠이냐 캠코더냐

그래서 화질 문제를 해결해 보기로 했죠. 앞에서 연사가 발제를 하고, 저는 자리에 앉아서 찍어야 했기 때문에 왠만큼은 화질이 좋아야 한다는 게 중요했어요. 그래서 아예 웹캠이 아니라 캠코더로 찍어보기로 했죠.

그래서 저는 큰맘먹고! 사무실에서 한 시간 거리에 있는 영상 촬영 전문가의 집으로 찾아갔어요! 내일 바쁜 일이 있어서 오늘 내일은 힘들다는 말을 들었지만, “제가 알아서 해 볼 테니 캠코더 연결만 해 주세요. 테스트만 하면 되요~” 라고 졸라서 그 날 밤 11시에 찾아가서 ㄷㄷ;; 새벽까지 테스트를 해 보고 잤답니다.

테스트 결과는, 맥북에서 캠코더를 연결하면 잘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화질은 확실히 좋았어요. 제가 가져간 제 노트북에는 캠코더와 컴퓨터를 연결하는 1394 케이블을 꽂는 곳이 없어서 테스트를 해 볼 수 없었어요.

자, 그러면 두 가지 안이 남았던 것입니다. 영상찍는 분에게 맥북을 빌릴 것이냐(하지만 맥북은 250만 원짜리라는 거 ㅎㄷㄷ;; 간수할 자신이 없어요!) 1394 케이블이 들어가는 다른 노트북을 구할 것이냐?

1394 케이블이 들어가는 노트북

그런데 저랑 같이 맨날 일하는 ‘다함께’의 프로그래머 분이 1394 케이블이 들어가는 노트북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죠! 그래서 그 분이랑 금요일에 같이 테스트를 해 봤답니다.

금요일 5시, 향린교회 3층 대예배실에 가서 미리 테스트를 해 봤어요. 아항… 그런데, 이 분 노트북에 1394 케이블을 꽂고 캠코더를 연결하니까, 제대로 되지 않는 것이었어요. 영상이 거의 제대로 나오지 않았어요. OTL;; 결국 맥북을 빌려야 하는 것인가…

그런데 옆에 음향 제어 때문에 연결해 둔 아주 후져 보이는 HP 노트북이 있었어요. 키보드의 a와 s 키가 눌리지 않는 오래된 노트북이었죠.

그런데 왠걸? 여기 1394 케이블 연결 단자가 있는 것이었어요!

사람들은 말했죠. “이 후진 컴이 그런 것도 된단 말야?”

세상엔 상식을 깨는 일이 많답니다.

“후진 컴”으로 1394 케이블을 연결하고 캠코더를 찍으니 영상이 아주 깔끔하게 잘 나왔어요.

그래서 저는 USB 키보드를 연결해서 영상을 찍기로 마음먹었죠.

당일이 되었어요.

당일, 조금 일찍 도착한 저는 앞자리에 노트북을 설치하고 테스트를 마쳤습니다.

그런데 이런! 삼각대를 가져다 주기로 한 분이 치과 치료를 받다가 늦는다는 것이었어요. OTL;; 모든 준비를 철저하게 마쳤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펑크난 게 있었어요. 모든 준비를 반드시! 1~2시간 전에는 모두 마쳐야 한다는 교훈을 다시금 얻게 되었답니다.(인터넷이 안 될 경우를 대비해서 와이브로까지 빌려갔었어요. 준비를 철저히 했다고 생각했는데, 제가 제어할 수 없는 사고도 있었던 거죠. 제가 직접 가서 미리 삼각대를 받아오는 게 나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영상 초반에는 카메라가 자주 흔들리고 제어도 잘 안 되요. 그러나 중간 쯤에 삼각대가 와서 설치를 한 후에 영상을 잘 찍을 수 있었죠.

그런데 ㅡㅡ;; ㅎㄷㄷ;;

삼각대 모가지가 위아래로 왔다갔다하고 고정이 안 되는 거예요. (아… 삼각대 한 번 안 써봤던 나;;) 뒷자리에 앉아 있으시던 현대자동차 노조 조합원 정동석 씨가 카메라를 붙잡아 주셨어요.(감사감사) 저는 트위터 생중계를 알리는 데 집중할 수 있었죠.

걱정했던 방문수

사실 트위터 사용자들이 ‘토론회’ 생중계에 그닥 매력을 갖진 못할 거라고 생각해요.

트위터는 140자 단문 서비스예요. 짧게 그 때 그 때 소비할 수 있는 컨텐츠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곳이죠.

그런데 기후변화 토론회 생중계는 무려 2시간 짜리예요. 그러니 2시간 동안 자리에 붙어서 토론회 생중계를 볼 만한 사람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겠죠.

그래서 이거 나랑 내 옆자리의 다함께 담당자만 보는 거 아냐? 하고 걱정을 했어요.

그런데 왠걸, 꽤 많은 사람들이 토론회를 봤어요. 연인원 67명. 동시 접속자 수는 최대 11명까지 간 걸 확인했어요. 적을 때도 5명을 유지했으니 최소 5명 정도는 토론회를 거의 다 봤다고 생각해도 될 것 같아요.

그리고 앞으로 뭔가를 생중계할 때 유용한 경험을 쌓았다는 생각에 만족!

신기술 사용 태도

사실 저는 ‘신기술’에 대해서는 보수적인 태도를 취할 때가 많아요.

중요한 건 ‘기술’이 아니라 ‘내용’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그리고 근본적으로 맞는 말이라고 생각해요. 3D 기술이 오래 전에 나왔지만, 대중적 성공을 거둔 것은 아바타라는 것을 생각하면 기술보다 내용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죠.

하지만, 그게 그렇게 단순한 것은 아니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는 생각을 최근에 하게 됐어요.

신기술을 활용한 수많은 서비스가 명멸해 가는데, 개중에 뜨는 서비스들이 생기곤 하죠. 신기술에 맞는 적절한 컨텐츠를 누군가는 채워넣기 시작해요. 그 때, 우리가 빨리 진입해서 적응한다면 꽤 좋은 효과를 얻을 수도 있는 것이죠.

그래서 트위터 생중계도, 그리 많은 사람들이 볼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한 번 시도해 본 거예요.

그리고, 나름대로 성공적인 테스트를 마쳤다고 자평하고 있어요.

앞으로도 레프트21의 트위터를 관심있게 봐 주시고, 웹마스터 블로그도 잘 봐 주세요! ^^

그리고 토론회 생중계를 다시 보고 싶은 분들은 http://j.mp/bSmPfy 로 가시면 됩니다.

Notes:

  1. 저는 영어를 잘 읽을 줄 앙아요. 하이 에브리바디 헬로~ 하와유? 아임 파인 땡큐 엔유? 자자 봐요. 하지만 독자들 모두가 영어를 잘 할 거라고 생각할 수는 없잖아요?
  2. 여자친구랑 화상통화를 하려고 구입한 게 아니예요. 정말이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