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익스플로러, 많은 분들이 ‘인터넷’이라고 잘못 알고 있는 이 프로그램은 인터넷을 항해할 수 있는 여러 프로그램들 중 하나일 뿐입니다. 인터넷을 항해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을 ‘웹브라우저’라고 부릅니다.

즉,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아래 아이콘은 MS가 만든 웹브라우저인 인터넷 익스플로러의 아이콘일 뿐입니다.

그런데 이 익스플로러는 다른 브라우저에 비해 성능이 현저히 떨어집니다. 최근에 발표된 익스플로러8에 와서는 성능을 많이 따라잡았지만, 한국에서 가장 대중적으로 사용되는 6의 경우에는 성능이 정말 현저히! 현저히 떨어집니다. 보안에 취약한 건 말할 필요도 없죠. 얼마 전 중국에서 gmail이 해킹됐을 때, 중국 해커들은 익스플로러의 취약점을 통해 해킹했다고 합니다. 때문에 독일 정부는 익스플로러를 사용하지 말라고 권고하기도 했죠. 1

저는 평소에 구글에서 만든 웹브라우저인 크롬을 주로 사용합니다. 웹사이트를 만들 때는 모질라라는 비영리재단에서 만든 파이어폭스를 주력 브라우저로 사용합니다. 크롬은 정말 빠릅니다. 파이어폭스는 다양한 부가기능이 장점입니다.

예컨대, 많은 사람들이 영한사전과 마우스 제스쳐 기능 때문에 익스플로러에 알툴바를 설치해서 사용합니다. 알툴바를 설치하면 안 그래도 느린 익스플로러가 더 느려지죠. 그런데 파이어폭스와 크롬 모두 두 부가기능을 사용하면서도 별로 속도가 느려지지 않습니다.(알 시리즈에 대해서는 다음 글을 한 번 읽어 보세요 : http://offree.net/entry/Immoral-Company-ESTSoft)

제가 크롬에서 사용하고 있는 부가기능만해도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번역, 즐겨찾기 동기화, 네이버/다음 사전, 마우스 제스쳐 등등 다양한 부가기능을 사용하면서도 저는 쾌적한 웹서핑을 할 수 있는 것이죠.(크롬에서 부가기능 설치하기)

단 한가지, 한국의 웹 환경 탓에…

물론, 한 가지 약점이 있습니다. 한국의 이상한 IT 정책 때문에 익스플로러를 사용하지 않으면 인터넷 결제를 할 수 없다는 점이 있는 거죠. 따라서 저는 인터넷 결제를 할 때만 익스플로러를 사용합니다.(여러 개의 웹브라우저를 동시에 설치해 놓고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에 관해서는 관련한 <한겨레> 기사를 보시면 이해가 빠를 것 같습니다 : MS도 버린 ‘액티브엑스’ 정부서 고집하다 자충수

그래서 한 고려대 교수는 이에 관해 소송을 내기까지 했습니다 : 인터넷 강국? Active-X 왕국!

이런 한국의 웹환경 탓에 간혹 오래된 웹사이트에 가면 익스플로러6에서만 제대로 보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여러 홈페이지가 잘 보이는 게 익스플로러 덕분이라고 생각하시는데 아닙니다. 익스플로러에 맞춰서 웹사이트들이 비표준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익스플로러에서 잘 보이는 것뿐입니다. 한국도 최근에 만들어진 홈페이지들은 다른 브라우저들에서도 잘 보입니다. 특히 포털들은 거의 문제없이 이용할 수 있습니다.

한 사람의 웹 개발자로서

한 사람의 웹 개발자로서 인터넷 익스플로러6(IE6) 사망선고 운동을 완전 환영합니다.

다른 데서 잘 나오는 사이트가 익스플로러6에서는 깨져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독점기업의 오만함 때문인지 국제 표준을 따르지 않고 제멋대로 코드를 인지하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사이트를 모두 디자인한 다음에 익스플로러6에 맞춰서 한 번 더 디자인을 해 줘야 하는 수고를 해야 합니다.

개발자 입장에서는 일을 두 번 하는 셈이 되는 것이죠. 이것 때문에 전세계 개발자들이 IE6를 원망합니다. 진짭니다. 의심스러우시면 “IE6, 편히 잠드시길”…장례식 거행이라는 기사와 IE6 no more! 사이트를 방문해 보시기 바랍니다.

<레프트21> 사이트를 수정하고 할 때도 항상 IE6에 맞춰서 몇 시간씩 추가 노동을 해야 하니 이거 참 다른 데 쓸 수 있는 역량을 낭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어쩔 수 없는 일이지요.

그래서 IE6로 들어오시는 분들에게는 아래와 같은 배너가 보이도록 조치했습니다. 이것은 전 세계에서 일고 있는 IE6 no more! 운동에 동참하는 의미로 한 것입니다.

물론 익스플로러6를 사용해도, 지금 이 웹마스터 블로그와 레프트21 사이트를 아무 무리 없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점은 있습니다. IE8로 업그레이드하시거나 새로운 브라우저를 사용하게 되시면, 저에게도 좋고 여러분에게도 좋다는 것입니다.(여러 개의 브라우저를 동시에 설치하는 건 당연히 가능하니까 한 번 여러 개를 설치해 놓고 사용해 보세요.)

일단, 여러분은 두 가지 이점을 누릴 수 있습니다. 빠른 웹서핑 환경, 그리고 더 나은 보안을 제공받을 수 있습니다.

저는? IE6 사용자가 줄어들어서 1% 미만으로 떨어지면 IE6만을 위한 삽질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 전까지는 IE6를 지원할 수밖에 없지만 말입니다.

그럼… IE6를 사용하고 있으신 분은 꼭 업그레이드해 주시길 부탁드리며 이만 맺습니다.

Notes:

  1. 유럽이 MS를 견제하는 것의 일환이기도 했겠습니다만, 아무 껀덕지가 없이 이런 권고를 할 수는 없는 것이죠.